누구에게나 그럴 듯한 기록이 있다, 코로나에 걸려 자가격리를 하기 전까지는... #자가격리 기록

2022. 3. 11. 23:30Review/Daily 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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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개나소나 걸리는게 코로나라지만, 설마 내가 걸릴것이라고는 생각 안했던게 코로나인데...

네, 제가 걸렸습니다 그 코로나에..^^

 

이것은 어느 날 갑자기 코로나에 걸려 일주일을 거하게 날린 파워J의 파워 무계획 격리일지.

 

 


 

 

MAR.05.SAT

 

한강을 건너 친구네 집 집들이 가는 길.

죽어도 강북을 떠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진 친구 덕에 홍대입구역을 향해 시외버스타고 가는 길.

살짝 저녁 노을 지는 한강은 언제봐도 예쁜 것 같다.

 

 

시외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2호선 을지로입구역.

을지로입구역에서 2호선타고 몇 정거장만 가면 홍대입구역이라서,

나 같은 길치도 서울은 비교적 쉽게 쉽게 다니는 편(물론 역 근처 한정)

 

 

친구가 자기 회사 앞으로 오라고 해서 가는 길에

최애를 만나서 반가워서 사진 한 번 찍어주고...

나중에 친구에게 물어보니 이 카페가 생일 이벤트 명소라고 한다.

 

어쩐지 갑자기 태연언니가 왜 있나 했다.

 

 

 

원래는 닭강정이 거의 약 일주일전부터 먹고 싶어서,

친구네 집 집들이기념 닭강정 시켜먹을 계획이었는데, 닭강정은 다음 날 시켜먹고

저녁 먹고 들어가자는 친구의 제안에 급 정해진 메뉴는 훠궈.

 

친구따라 간 거라 가게이름은 모르고..8번 출구 쪽이었던 것만 기억나요.

근데 아무리 저녁타임에 간거라고는 하더라도 대기시간 50분...

아니 반중정서 심해져서 다들 중국음식점 안가는거 아니였냐며...

 

처음에는 50분을 어떻게 기다리냐, 했지만

2048게임 7000전 넘으면 탄산음료 하나 준다고 해서 게임하다 보니까

시간 금방금방 가서 의도하지 않게 결국 자리에 착석함; (결국 7000점은 못넘었다는건 안비밀)

 

그 와중에 기다리는 동안 저 청포도에이드 가져다 준 서비스에 왕감동했는데, 들어가서보니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였다는 점.

 

훠궈는 다 빨간국물/흰 국물 반반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더군요?

(중국음식 알못) 거기다 순서대로 들여보내주다보니 친구랑 둘이 갔는데 아무리봐도

가족 단위로 최소 6명은 앉을 수 있을 것 같은 넓은 자리 안내받아서 살짝 당황한 것.

그렇게 넓은 테이블과 식당에 점원 호출하는 띵동 버튼 없어서 2차 당황했다는 것은 안비밀.

 

잘 몰라서 친구가 주문해주는대로 옆에서 고개만 끄덕임.

그 와중에 무슨 비법소스라고 친구가 만들어왔는데 진짜 JMT...

 

 

 

친구가 트위터에서 찾아온 레시피입니다. 이게 그렇게 맛도리라길래 따라해봤는데 인정.

꼭 따라서 한 번쯤 시도해보세요.

친구의 케이팝 덕질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지만 좋은게 좋은거져 뭐.

 

그렇게 배터지게 먹고 친구네 집 와서 놀다가 새벽에 잠들어서 다음날까지 늘어지게 낮잠잤다는 이야기.

 

 


 

 

MAR.06.SUN

 

 

 

아점(이라기보다는 점저에 가까운) 첫끼를 먹고,

핸드폰보면서 놀고 있는데 친구가 가져다 준 노티드 도넛.

 

줄서서 먹는다는, 돈이 있어도 다 팔려서 못먹는다는 그 노티드 도넛이네요.

친구네 동생이 노티드 도넛에서 알바한다고 챙겨왔다는데..

역시 이래서 사람은 서울에 살아야하는가 봅니다.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일찍 헤어지고 집에 왔습니다.

닭강정은 결국 못 먹었어여. 친구네 어머니가 놀러왔다고 제육볶음까지 해서 거하게 한 상 차려주셨는데

차마 거기다대고 배달시켜먹겠다는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할 수 없어서...

쌈까지 싸서 야무지게 한 끼 먹고 집으로 컴백.

 

집에 왔는데 친구네 회사 같은 팀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자가키트해봐야한다고 연락이 와서,

너도 한번 해보라길래.. '그럴까? 약~간 목이 칼칼한 것 같기도 하고?'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했는데...

어...?이거 2줄....아닌가?????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15분을 기다렸는데....

이것은 빼박 2줄...위로보고 아래로보고 옆으로보고 어디로 봐도 2줄인 것...

2줄 뜨고 살짝 멘탈 나가서 자가격리 지침 좀 찾아보고..

 

 

일단 내일 아침 눈뜨는대로 PCR검사를 받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2줄이 뜬 자가진단키트를 밀봉해서 챙겨놓고 심난한 마음으로 잠들었습니다.

 

 


 

MAR.07.MON

 

 

이것은 아침 8시 40분부터 보건소 앞에서 줄을 섰으나,

앞에 20명 정도를 남겨두고 오전인원 마감 되었으니 5시간을 쌩으로 기다리라는 말에 열받아서

결국 유료검사를 하기로 마음 먹고 차 안에서 대기중인 사진입니다.

 

요즘 확진자가 많이 나온다고 하긴 하던데, 진짜 PCR검사를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오전검사인원 마감되었다길래 그럼 번호표라도 주면 안되냐고

같이 줄서있던 분들이 다 같이 항의했는데,

보건소에서는 절대 못해준다고 무조건 안된다st라서 답답하고 화나서 혈압으로 쓰러질 뻔.

아니 회사에 오전에 잠깐 검사만 하고 오겠다고 말해놨는데 이 무슨 상황...ㅠㅠ

 

근데 뭐..보건소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러겠나 싶고...

어떤 의미로는 안타깝고..해서 근처 종합병원에 전화를 했죠.

자가진단키트 양성(2줄)인 경우에는 9400원의 비용으로 검사가 가능하고,

오전 검사인원은 이미 마감이 되었으나 와서 번호표뽑고 오후에 오면 된다길래 부랴부랴 병원가서 번호표를 뽑고 집으로 다시 갔습니다.

회사에는 이렇다저렇다 사정 설명해서 하루 근무 빼고, 오후 검사시간 조금 넘어서 다시 병원에 갔어요.

 

오후 검사는 1시 30분부터 시작인데 2시쯤 맞춰서 간 듯.

하지만 내 차례(507번)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고...(2시에 350번인가 그랬음)

나는 검사하겠다고 점심도 안 먹고 온 상황이었고.. 결국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점심 사먹고 와도 충분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저는 식당 들어가기 좀 애매해서...

같이 기다리시던 부모님만 식사하고 오시기로 하고,

저는 그냥 김밥이나 한 줄 사다 달라고 부탁해서 차에서 김밥 먹었어요.

 

근처에 마땅한 식당이 없기도 해서 김밥천국에서 부모님은 점심해결+제 김밥 사다주심.

(그리고 이 사진은 제가 눈으로라도 먹어야겠으니 사진 찍어서 보내달라고 해서..

부모님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 저에게 찍어 보내주신...사진입니다...)

 

 

아무튼 예상했던 것과 조금도 다름 없이 저는 양성이라는 결과를 받았고..

(저녁 10시쯤 문자가 왔습니다. 역시 유료검사는 하루도 안지나서 결과가 나오더군여.

여러모로 돈이 좋긴 좋은...)

 

그렇게 자가격리가 시작되었습니다.

 

 

 


 

MAR.08.TUE

 

 

확진이 되면 동거인(a.k.a 부모님)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재택치료자는 전화로 원격처방 및 대리수령+처방이 가능합니다.

인터넷에 확진자원격진료 어쩌고 검색하면 가능한 병원 리스트가 뜨니까 근처 병원 아무곳에나 가서 코로나 확진되었으니 약 처방해달라고 하면 됩니다. 하지만 격리중이라 본인은 못 가니까 가족이나 동거인에게 부탁해서 대리수령을 해야 한다는...

 

 

해서 이것은 부모님이 PCR 검사하고 오시는 길에 이비인후과에서 대리수령해 주신 약..

약 때문에 졸린건지, 코로나 증상인건지 모르겠는데 미친듯이 잠이 와서 격리 내내 거의 잠만 잤어요.

 

월~화요일까지는 목이 되게 칼칼하고 아프고 기침도 심했는데,

확실히 약이 효과가 있는건지 약 복용 후 부터는 기침도 많이 가라앉고 목 칼칼한 것도 많이 나아지긴 함.

 

 

 

화요일에 한 거라고는 약 먹고 기절하듯 자다가 일어나서 시계 확인하고 다시 잠들고...의 무한반복.

하필 일어나서 시계 확인했는데 불안하게 4:44분이길래 그냥 캡쳐해 본 사진..

이쯤되면 올해 무슨 일이 있는거 아닐까..

1월부터 3월까지 내내 약 먹고 병원가고의 무한반복을 하고 있는데....

 

 

아플수록 잘 챙겨먹어야 한다고 여기저기서 음식을 그렇게 보내줌;

덕분에 격리하는 동안 거의 반년치 배달 음식을 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피자,파스타,짜장면 등등..

 


 

MAR.09.WED

 

 

코로나 걸리면 신기한게 미각을 잃어요.

음식에서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아요... 코가 막혀서 그런걸지도.

 

하지만 미각을 잃는다고 식욕을 잃지는 않습니다.

마라샹궈가 미친듯이 먹고 싶어서 쿠팡 로켓배송으로 주문한 밀키트.

다음날 무사히 도착하여 냉장고에 모셔놓음. (근데 아직까지도 못 먹었다는게 함정)

 

 

 

격리는 생각보다 순조롭게 잘 하고 있습니다...

제 방보다는 넓은 다락방에서 격리중이고, 티비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있을 건 다 있는 편이라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격리하고 있고,

회사에서는 확진자는 강제 휴가를 줘버리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여유시간이 많아져서

덕분에 띵곡도 알게되고 독서도 하고 그러는 중.

 

그치만 약의 부작용인지 코로나의 영향인지 죽은듯이 잠만 자다가 하루의 대부분이 지나가버린다는 것이 문제..ㅠㅠ

 

 

 

제목에서도 말했지만..계획은 언제나 원대합니다..

코로나 걸려서 기절하듯이 잠만 자기 전까지는...

분명 격리하면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지,하고 플랜은 알차게 짜두었으나..

현실은 그런거 없고 기절하듯 잠들기+넷플릭스 보기+다시 잠들기+밥 먹기,의 무한반복...

 

 

 

확진자에게 허락된 유일한 외출시간... 그것은 대선투표.

 

 

 

 

확진자도 유권자이긴 하니까, 투표할 권리는 다행히 유지가 되더라는..

5시 50분부터 움직일 수 있고, 투표만 하고 바로 집으로 가야한다는 주의문자를

한 3번정도 받았지만 어쨌든 투표는 할 수 있었습니당.

 

투표방식은 다를 것 없어요...

다만 확진자들만 투표하는 시간( 오후 6시 ~ 오후 7시 30분 )에 투표한다는 것만 제외하면..?

 

 


 

MAR.10.THU

 

목요일 삭제. 

진짜 말그대로 삭제인 것이, 기절하듯이 잠잔 기억밖에 없어요..

한 4일정도 회사도 안나가니 슬슬 괜찮냐고 회사분들에게 연락이 오긴 했음.

 

 


 

 

MAR.11.FRI

 

 

 

오늘은 좀 뭐라도 해보자, 하는 마음에 아침부터 조오오금 부지런하게 움직임.

덕분에 인스타st 사진도 한 장 찍고, 미루고 미루던 독서랑 가계부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점심에 삼겹살을 구워먹고...

왓챠에서 재밌는 드라마를 발견해서 정주행하고, 간단하게 저녁으로 샐러드를 먹음.

점심으로 먹은 고기가 배탈이 났는지 계속 배가 아파서 저녁은 가볍게 먹었습니다.

슬슬 격리가 끝나가는데 격리하는동안 정말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잠만 잔 듯...

 

코로나 때문에 몸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런거라고 믿고 싶네요.

그렇게 믿으면서 다음주에는 완쾌하고 다시 정상 상태로 몸+생체리듬이 회복되기를 빌어봅니다ㅠㅠ

 

이번 주에는 한 것이 없어서 쓸 내용도 별로 없네요..

다음 주는 좀 보람찬 한 주를 보낼 수 있기를ㅠㅠ

 

 


 

 

 

코로나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자면...

 

1. 목이 칼칼하고 기침이 나기 시작

2. 기침이 점점 심해지고 목이 따갑고 아프다고 느껴짐

3. 기침이랑 목 아픔이 나아질 때 쯤 코가 막히고 콧물 나기 시작

4. 거의 하루종일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일어났다의 반복

5. 뭘 먹어도 맛이 안느껴짐 (그렇다고 식욕이 없는건 아니라는게 아이러니)

를 반복하다가 한 5일이 지난 지금은 단순히 몸이 무겁다 정도이고

나아진 것 같기는 합니다..

 

월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격리해제니까

주말에는 격리해제 과정 찾아보고 다시 출근

(이지만 아마 당분간 재택근무)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요.

 

 

+)

 

왓챠에서 화이트채플이라는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그냥 영국발음에 취해서 영국드라마 보고 싶어서 찾다가

우연히 시작한 건데 생각보다 존잼이라서 열심히 보는 중.

제가 원래 좋아하는 #범죄스릴러 장르

세상 흥미진진하게 보는 중입니다

나중에 후기를 쪄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중이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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